아버지에게 내몰림당해 용우가 어머니며 두 동생과 함께 베드로마을로 찾아 들었을때만 해도 삶의 막장에 던져진 듯한 불안만이 그를 들쑤시고 있었다. 보따리 몇개를 들고 집을 나와야 했을때 그에게 술 취한 아버지가 낮을 들고 설치던 초가가 마치 낙원처럼 여겨질 지경이었다. 푸르딩딩하게 부어오른 어머니의 눈두덩과 당장이라도 양잿물을 삼켜버릴 것만 같던 절망의 눈빛만 아니었다면 그는 집에 머물러 보자고 했을 것이었다. 그 무렵의 그에게 베드로 마을은 오갈데 없는 늙은이나 버려진 아이들이 우글거리는 곳일 뿐. 천사나 찬송 따위의 고상한 말들을 믿을 수 없었던 데에다 삶이 황금빛 낙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어쩌면 지독한 고통으로만 채워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아이답지 않은 눈뜸까지 겹쳐 베드로 마을을 무슨 강제 수용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