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졸음이 가장 큰 문제였다.
매일밤 10시가 되면 사스케는 점원들과 같이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3시 정도에 일어나서 샤미센을 끌어안고 빨래너는 곳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차가운 밤공기를 쐬며 홀로 연습을 반복하다가 어렴풋이 동쪽하늘이 밝아오기시작하면 잠자리로 돌아갔다.
그러한 사람이 슌킨의 기예에 미치지 못한다는 소문을 듣는다면 같은 맹인으로서 깊은 원한을 품었을 것이며 어떻게든 그녀의 기술과 평판을 매장시켜 버릴 심산으로 온갖 음흉한 수단을 생각해냈을 것이다. 흔히들 이런 경우에는 질투심에 상대방에게 수은을 먹여서 목소리를 망가트렸다고 한다.
그날밤 몰래 들어온 괴한에게 그 지경을 당하시는 것도 모르고 자고 있었다니 거듭 생각해보아도 소인의 불찰입니다. 매일밤 옆방에서 자게 해 주셨던 것은 그런때를 대비하신 것인데 그토록 큰 과오를 저질렀으니 스승님을 고통스럽게 하고서 제가 무사해서야 도무지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스승님 제게는 스승님의 변하신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것은 오로지 30년동안 눈속 깊은 곳에서 아로 새겨져있는 그 아리따운 얼굴뿐이옵니다.<슌킨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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