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짱구】 작가

그는 성공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이해했다. 비록 남의 글이나 대신 써주는 하청 문사 수준은 아니었지만 , 그는 예술의 변방에서 잔재주를 부려 살아가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되어 있었다. 이런 깨달음의 순간이 온 것은 어느날 점심때 BBC 방송국 근처의 주점에 들렀을 때였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러 이 주점에 자주 드나들었다. 사실 그 주점에 드나드는 이유가 바로 그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거기 있다는 것. 한 편의 멜로 드라마라고 생각했던 결혼 생활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의 결혼생활과 똑같았음을 알게 되었듯이 그가 유일무이하다고 생각했던 재능으로 작가가 되기 위해 몸부림 치다가 발을 들여놓게 된 이 주점과 그 밖의 주점 대여섯 군데에서는 눈에 보이는 사람들 모두가 그와 똑같은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재능으로 돈을 버는 사람. 결혼생활과 자신의 재능에 대한 이 두 번의 깨달음은 거의 같은 순간에 그를 찾아왔다. 그의 재능은 알고보니 예술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힘들게 얻은 경험이나 감정과 연결되어 있었다.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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